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덥습니다. 살인적인 더위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덥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바닷가에 살아서 언제부터 바닷가에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며, 언제가 되면 바닷가에 사람이 없어지는지를 보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붐비던 고향 바닷가에도 보통 8월 15일이 넘어가면 한산해 집니다. 어린 저의 마음에 그런 바다가 너무 쓸쓸해 보였고 외로워 보여서, 바다가 불쌍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붐비다 빠져나간 그 바다가 불쌍해서 혼자 바다를 자주 찾곤 했습니다. 이게 습관이 되어 요즘도 휴가 피크 철에 바닷가에 가기보다는 피크 철이 끝난 바다를 찾아 바다를 위로하고 바다의 친구가 되어주곤 합니다. 즉 때가 되면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8월 15일이 지났지만 뜨거운 열기가 식지를 않습니다.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더위를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이제 지칠만한데도 사람들의 말속에는 희망이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주면 더위가 한풀 꺾이겠지요!”라는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곧 가을이 올 것이라는 겁니다. 아무리 살인적인 더위라고 하지만 이제 너도 꺾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추석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인적인 더위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겁니다. 가을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더운 여름에 가을은 희망입니다. 롬 8장 18절을 보면, ‘생각하건데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라고 했습니다.
열 살 된 아들이 아버지께 함께 놀아달라고 조르자, 아버지는 세계지도를 갈기갈기 찢어 던져주면서 “이 세계지도를 다 맞춰 놓으면 놀아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세계지도를 다 맞추려면 적어도 5시간 이상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5분도 못되어 싱글벙글하며 맞춘 지도를 가지고 왔습니다. 아버지가 놀라자 아들은 “아빠, 지도 뒷장에 큰 얼굴이 있어 그 얼굴을 보며 지도를 맞췄어요, 자, 이제 놀아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찢겨진 세계지도처럼 파괴되어 가는 현실을 보며 절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손상되고 일그러져가는 희망이 없는 현실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약속을 무효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희망의 계획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계획에 참여해 갑니다.